미스터 엔 "연말 엔화 강세…내년 달러당 130엔 갈 것"

입력 2023-11-02 18:09   수정 2023-11-03 01:28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차관·사진)이 “엔화가 올해 말부터 강세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현재 150엔 수준에서 내년 여름께 130엔으로 조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과감한 환율 개입으로 일본 외환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의 영향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미스터 엔’으로 불린다.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엔화 약세의 주된 요인이 미국과 일본의 상반된 통화정책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들어섰고, 일본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선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조만간 미국과 일본의 경제 성장률이 차이를 보이면서 엔화는 평가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저성장이 예상된다”며 “반면 일본은 내년 2%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그간 1%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보면 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로버트 슈바라만 노무라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엔화의 강세 전환을 전망했다. 그는 “내년 1분기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수단인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이 폐지되고 2분기부터는 실질 금리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내년 4분기 달러당 엔화 환율을 130엔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일본은 2016년 YCC 정책을 도입해 10년 만기 국채금리 상한선을 정해 놓고 시장 금리가 이보다 높아지면 BOJ가 국채를 사들여 금리를 낮춰왔다. 소비와 투자 확대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YCC 정책의 수정·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이날 화상 기조연설자로 나선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늦어도 내년 중반 이후 미국 기준금리(현재 연 5.25~5.50%)가 꺾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조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강력한 침체가 나타나지 않는 한 연 1~2%대까지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제 시스템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친환경 수소 전환 등에서 다른 이들이 어려워하는 경쟁상대가 됐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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